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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마드리드에서 썼던, 축구일기

keysmet 2013. 10. 1. 06:09

경기 직관 다녀오면 그날그날 늘 함께하는 빨간색 몰스킨에 반페이지씩 적어넣는 추꾸일기.


09. 18. 2012 Tue 흐림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보러가는 날이다. 내 맥 픽업하는 날이기도 하고. 이케르 카시야스 유니폼을 처음 입을 예정이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보는 우리팀의 첫 경기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보는 두번째 축구 경기지만, 이번 경기에 훨씬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올 시즌 들어 팀이 초반에 갑자기 주춤하고는 있지만, 이러나저러나 우리팀이니까. 처음 보는 리그 경기는 우리팀 경기, 코파델레이 경기도 우리팀 경기로 만들어야지. 그나저나 오늘 맥북프로 픽업하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컵 티켓 예매부터 해야지. €20짜리로, 아찔한 4층높이 자리의 스릴(...)을 즐기도록 해보아요. 그렇게하면 일주일만에 또 경기보러 가는거네. ...나같은 팬이 어딨니, 레알 마드리드야. 그르니까 좀 잘해. 어쨌거나 정말 바쁜날이 될 거 같으니 저녁에 가볍게 맥주나 한캔 하고 싶다 헷'ㅅ'


마드리드 경기를 보면 그제야 내가 마드리드에 와 있다는 사실이 실감날까? 궁금해진다.


09. 26. 2012 Wed 맑음

두번째 레알 마드리드 경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컵 34회 경기를 보러 다녀왔다. 친선전이라서 조금 고민하다가 Fondo Sur 3층자리를 샀는데, 카카가 주장 노릇을 해서 조금 아쉽기는 했다. 워낙 잘해줘서 가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룸메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고... 8-0이라니! 카카의 이번 시즌 첫 경기, 레알 마드리드 첫 주장 완장 찬 경기, 베르나베우컵 첫 해트트릭, 거기에 어시스트 두개나 더 했고. 아직 죽지 않았다는걸 보여줘서 너-무 기쁘다. 물론 약체를 상대로한 친선경기였다는 뭐 그런 사실은 좀 아쉽지만. 그리고, 3층에서 바라보는 우리팀 스타디움은 정말 장관이었다. 얼른 경기장 투어하러 가야지. 사실 10월에 두번이나 갈 것 같긴 하다. 경기도 한번 더 보러가야 하고... 하여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컵에 다녀왔던 건 잘 생각한 거 같다. 카카 올 시즌 데뷔도 보고, 게다가 우리 헤수스도 이번 시즌 1군에서 뛰는거 처음 봤으니까! 자리가 참 아쉽지만, 친선전에서 아껴서 리그나 챔스 경기 티켓에 투자하지 뭐. 재밌는건, 1층과는 다르게 3층의 연령대가 확! 낮았다는 사실. 가격 차이를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하지만, 사실 조금 뭐랄까... 티켓 장사라는 게 느껴져서 좀. 하여튼, 알론소-아르비에다가 호날두-페페도 경기장 왔다니 반가웠고. 이케르는 경기 끝나고 축하해주러...인지 레알 마드리드 라커룸까지 와줬다니 역시 주장이다 싶고. (라모스 너는 뭐했냐!) 주말 데포르티보전에 카카가 리그데뷔를 할 거 같긴한데, 나도 피곤하고.. 그래서 갈지, 안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나온다면 잘해주길. Confiamos en Kaka.


10. 15. 2012 Tue 추움

스페인 vs. 프랑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에 다녀왔다. 스페인이랑 프랑스 경기니 남일 보듯 할거야, 이런 마음으로 가려고 했는데 경기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페인 편을 들게 됐던것 같다. 슝님이랑 같이 보는 경기여서 또 하이퍼 모드 돌입해가지고 씐나게 떠들고 으하하. 라모스가 부상이라고 해서 굉장히 걱정했었는데, 걱정일랑 접어두라는 듯 풀타임 벽모드에 골까지 넣어주어서 역시 라모스다- 싶었다. 알론소야 뭐, 늘 말할것도 없이 신기할정도로 잘해주니. 한시간 일찍 도착해서 워밍업하는 것부터 봤는데, 역시 스페인은 축구에 미친 나라구나 뭐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랬다. 하프타임땐 하비(!) 워밍업하는 것도 봤고. 뭐 줄줄이 부상 찍는 바람에 결국 출전은 못했지만. 아르비 부상이 정말! 어휴! 안그래도 국대기간에 레알이들 줄줄이 부상이라 걱정인데 아르벨로아까지 부상이니 우리 수비진은 이제 정말 망했다. 어쩜 좋니 우리 수비. 아, 토레스를 본 건 처음인데 무슨 축구선수가 비율이 덜덜덜. 마성의 핫가이 라모스가 '어머 쟤 비율 왜 저래. 완전 이상해-' 수준이 되더라. 어후. 하여튼 경기 풀타임 내내 잘하다가 마지막에 지루한테 동점골 먹히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맘에 안들었지만 (특히 이케르 클린시트 기록 세울수 있던 찰나여서) 원래 스페인 국대 경기가 그리 큰 스코어로 재밌게 이기고 뭐 이런경기는 아니니까... 주말 셀타경기 라인업이나 걱정해야지 싶다.


10. 21. 2012 Sat 맑음

세번째 레알 마드리드 경기인 셀타비고전을 다녀왔다. 카카의 시즌 첫 선발출전이 반가웠던 날이자 한국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던 경기였다. 뭐, 경기 내용 자체는 결정력 부족으로 조금 답답하긴 했지만, 긴급수혈한 수비진은 두세번 말고는 꽤나 단단하게 버텨주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이럴줄 알고 에시앙 데려오신 건지, 감독님 신의 한수는 정말... 이케르가 조금 불안했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후반전 마지막에 선방들을 보여줘서 다행이었다. 본인도 아는지, 경기 끝나고 다 벗어주는거 봐 (...) 호날두는 다친건 봤는데, 태클이 깊어서 그런줄 알았지, 다리가 찢어진 줄은 전혀 몰랐다. 진짜 엄청난 프로의식. 전반전 굉장히 공격적인 미들진에서 카카가 조금 밀려나 헤매는거 같아 조금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센스는 죽지 않고 이과인의 선제골 어시스트를 해준게 다행이라면 다행. 외질이는 늘상 그렇듯 FIFA 바이러스기가 조금 보였지만, 그래도 늘 잘해주니 고마울뿐이다. 사비 알론소야 뭐... 후반전 조율을 혼자서 다 해내는 진짜 마에스트로랄까. 어쩜 패스가 그렇게 들어가는지 눈으로 보면서도 놀라울뿐이다. 시야는 말할것도 없고 뭐- 아, 박주영 헤딩인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이케르가 그건 막는게 당연하지 않나. 비웃음까지 당해서 진짜 굉장히 기분 나빴다. 뭐, 어쨌든 승점 3점 챙겼으니 다행이고... 챔스에서도 꾸준히 잘해줘야할텐데 걱정이다. 도르트문트라니.


03.11.2012 Sat 비

네 번째 마드리드 경기인 사라고사전이었다. 카카는 결장. 경기내용이 (내가 보기엔) 좀 중구난방이었던지라 어쩔수 없었지 뭐. 특히 수비진이 지금처럼 엉망인 상태로는 욕심을 좀 버려야하지 않나 싶다. 어쨌거나! 오늘은 벤치 맞은편, lateral oeste의 1.5층에 앉았는데 경기장이 한눈에 잘 보이고 참 괜찮았다. 비도 조금씩 왔는데, 지붕도 있고 열선이 들어오기도 해서 좀 덜 추웠던것도 있고... 음, 계속되던 우리팀의 패스미스, 찬스날림에도 불구하고 4-0이라는 나름 대승은 다시 팀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증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우리 어떻게 네골이나 넣었지? 미스터리야 정말. 아! 아르벨로아가 빨리 복귀해주어서 정말 다행이다. 왼쪽 정말 불안했는데 (언젠 안그랬냐만) 이제 그나마. 아르비가 복귀하며 에시앙이 중원으로 자리를 옮겨 옵션도 더 늘어났고. 으, 근데 라모스 라이트백은 이제 맘에 안든다! 센터에서 너무 잘해주니까 이제 국대에서나 오른쪽 보고, 클럽에선 센터 보면 안될까! 어쨌거나, 기회가 몇번 만들어졌는데, 마지막 순간에 손발이 안맞아서 날려버린건 반성해야지 싶다. 얘들아, 듣고 있니, 과인이랑 외질이? 에시앙은 알론소의 빈자리를 생각보다 잘 메워주었다. 커팅도 좋았고... 그래도 역시 알론소가 있으면 필드에 보이는 차분함이 없어. 아! 호날두 골이 없었던게 참 아쉽다. 사실 마지막 그 파울 PK감이었는데. 그래도 일어나서 분투하니 결국 모드리치가 데뷔골을 작렬시키더라. 오늘 적어도 두골까지는 가능했었을텐데, 전반초반 헤딩슛도 아깝고... 본인은 얼마나 아쉬울까>:( 요즘 딱 한가지 위안이 있다면 리그 경기 클린시트가 생각보다 많은거. 아까 사모라 순위보니 이케르가 근소한 차이로 2위, 발데스가 아주 큰 격차로 3위더라. 리그레이스 후반되면 (우리가 엄청난 실점을 하지 않는한) 올시즌엔 드디어! 이케르에게 사모라 안겨주는게 가능하지 않을까싶다. 오늘 라운드 끝나며 우리팀은 리그 3위로 올라섰다. 말라가가 라요 바예카노에게 2-1로 졌기 때문에. 그리고 2위인 자판기도 발렌시아에게 2-0으로 잡히며 연승행진을 마감했고. 어렵게 시작했지만 슬슬 인간계팀들이 미끄러지는게 느껴지는게... 다시 우리 우승경쟁에 불을!


06.11.2012 Tue 흐림

다섯번째 마드리드 경기, 레알 마드리드 vs.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다녀왔다. 결과는 아슬아슬한 무승부. 이길수도 있었던 경기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비긴것도 다행인 경기라 해야하나 도통... 모르겠다. 전반전에 아쉽게 들어가지 않은 찬스 두번이랑 - 이과인 엉엉. 전반전 끝나기 직전 호날두가 찔러준 패스 따라가지도 못하는거 보고 어휴... 이랬는데 부상이라니 - 호날두 헤딩도 그렇고. 슈팅만 보면 별로 밀리는 감 없었다고 봐도 될텐데. 후반전 카예혼 골도 오프사이드라며 인정 안되고. 카카도 골대 바로 앞에서 넘어졌는데 으하하. 카느님 잘할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일찍 교체투입 됐으면 어땠을까 궁금하다. 도르트문트의 수비도 (질식수비, 키퍼가 그렇게 시간 끄는건 처음 봤어!) 그렇고, 얘네가 독일팀인것도 그렇고, 얘네 서포터들 무매너도 (경기장에서 화염 터뜨리구, 유리로 된 술병 바닥에 버리구, 레이저 쏘고) 그렇구, 다 짜증나! 그나저나 안그래도 부상때문에 힘든 스쿼드인데 두 명 있는 포워드들까지 다 부상이란다. 엉엉. 그냥 음, 이번 시즌은 포기해야 하나싶고 그렇다. 심지어 이번주는 리그 레반테 원정인데, 발렌시아까지 원정 가서 (우리팀한테만) 거칠기로 유명한 팀이랑 어휴. 코엔트랑은 뭐하니 증말>:( 필요한 순간에 부상 끊고 안나타나는 너네들 반성하세요. 케디라 듣고 있니! 요즘엔 경기를 이겨도 속상하고 답답하고. 스쿼드 두껍다고 자랑한게 어제 같은데, 저번시즌 바르샤 같은 모양이라니. 믿을수가 없지. 웃기건 애들 전부 다 드러눕고 나서의 성적이 시즌 초반보다 더 좋다는거. 으. 하여튼 아직 직관무패 기록은 깨지지 않아서 다행이고- 오늘 남동쪽 코너에 앉으면서 북쪽 원정팀 응원석 빼고는 베르나베우 사방에 앉아보기 달성했습니다. 아. 그리고 볼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한번쯤은 울트라수르 (Ultra Sur) 섹션에 앉아보고 싶다. ATM 아니면 빌바오전에 한번...? 쨌든, 오늘 경기 봤으니 빌바오전때까지는 추꾸 끊고 미드텀 공부 시작해야지! Ánimo Madrid.


17.11.2012 Sat 추움

마드리드 여섯번째 경기이자 가장 기대하는 경기 중 하나였던 레알 마드리드 vs. 아틀레틱 클룹 경기에 다녀왔어요. 아틀레틱을 나름 세컨팀으로 경기도 가끔 챙겨보고, 선수들을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라리가 팀들 중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팀이기도 해서. 하비 듣고 있니. 일단 5-1 대승으로 끝난 경기라서 씐났었고, 얘들은 늘 마드리드만 만나면 기를 못펴더라구요. 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깨알같은 포인트는 많아서 재밌었네요. 역시 축구경기는 골이 많이 나면 재밌다니까요, 헷. 뭐 아틀레틱 (aka 빌바오)의 비엘사 감독이 화내고 막 그러는것도 재밌었고, 이 경기 직전에 있던 대표팀 기간에 수사에타의 문제가 된 인터뷰 가지고 수사에타 놀려 먹는 울트라 수르도 재밌었고. SusaETA라니 이 사람들 창의력은 정말, 하하하. 빌바오 경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마드리드 vs. País Vasco, 그러니까 엘 클라시코의 정치적인 상징성과 비슷한 의미를 가져서 꽤나 인텐스하게 진행되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양 팀이 비교적 깨끗하게 경기를 하기때문이에요. 물론 마드리드가 얘네를 absolutely thrash하는 것도 재밌고. 하나 아쉬운건 호날두 골이 안터졌다는거.에라이 뭐 어때, 괜찮아! 늘 그랬듯이 심판판정이 좀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는데, 경기 끝나고 빌바오 애들이 컴플레인 하는거 보니까 웃겨 죽겠네요. 너희 뭐하니, 얘들아?


27.11.2012 Tue 추움

일곱번째 마드리드 경기이자, 내 생일날 열린 코파델레이 경기인 알코야노전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28일로 예정되어 있던 경기가 늘 이 시즌이면 혼돈의 카오스인 (...) 리그, 챔스, 코파 삼단 콤보를 어떻게든 해보고자 27일로 옮겨져서 '이건 가야해!' 하면서 갔더랬죠. 요 바로 전, 리그 베티스전 원정에서 1-0으로 지는 바람에 분위기는 좋지 않았지만 일단 가격이 너무 쌌고 (10유로라니. 맨체스터시티전은 150유로였는데!) 1군 선수들 거의 안나올걸 알았기때문에 유스애들 얼굴이나 보자,해서 갔구. 헤수스 혹시나 데뷔시켜 주시려나...했는데 역시 아단이가 풀타임 뛰었네요. 사실 경기는 거의 집중을 안할정도로 루스하고, 알코야노 선수들도 별로 좋은 매너는 안보여준거 같고 (애들 상대로 좋은거 가르친다고 소시오 할아버지들이 비웃으면서 열변을 토하심) - 특히 26초만에 태클로 인한 부상으로 실려나간 우리 비올이, 엉엉. 1월까지 복귀가 힘들다는데 진짜 너무하다 싶더라구요. 그리구 역시 일군 선수는 다르구나, 하고 느낀게 카예혼 교체투입 되었을때. 계속 몇번 기회 날려먹더니 기어이 더블 하더라구요 하하. 솔직히 진작 3-0이 되던지, 했어야하는 경기인데 진짜 마지막에 막 골이 터져서 좀 허무했달까. 생일이라고 친구가 같이 가줘서 보는데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응원가 설명해주고 하느라 눈보다 입이 더 바빴던거 같아요. 아, 그리고 헤수스 유니폼 달라고 포스터 만들어갔는데 다 망가지고 그래서 좀 허무하기도 했...


01.12.2012 Sat 진짜추움

여덟번째 마드리드 경기. 엘 마드릴레뇨 더비 (El Madrileño Derbi)라고 불리자, 스페인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이 치뤄진 - 254번 - 경기에 다녀왔어요. 이번 시즌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리그 테이블에서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심지어 승점 8점차라니 어휴) 시즌이라 마드리드 저쪽 동네팀도 13년간 무승 행진을 끊겠다며 단단히 준비를 하고, 트레이닝을 팬들에게 공개하는 여유까지 부렸었죠. 그리고 마드릴레뇨 더비에는 항상 양쪽 팬들이 재치돋는 현수막을 준비하기 때문에 그것도 기대하면서 자리를 Grada Baja Fondo Sur로 끊었어요. 그.. 카드 문제 때문에 제가 직접 인터넷에서 자리를 골라 가는게 아니다보니, 스타디움 들어갈때마다 자리 우와 좋다! 뭐 이런걸 느끼긴 하는데 요번엔 정말 대박이었네요. 울트라 수르 응원석 바로 오른쪽 섹션, 첫줄이었습니다. 헤헤. 자꾸 언론들이 무리뉴 감독에게 팬들이 야유한다고 문제를 만드니까 감독님이 기자회견에서 "경기는 10시지만 난 9시 20분에 나오겠다. 나 혼자만. 그때 야유를 하던 환호를 하던지 해라. 선수들은 9시 25분에 워밍업하러 나온다. 그러니까 그때 나에게 야유를 하고, 팀은 건드리지 말라.'는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셨는데, 또 감히 그럴수는 없기 때문에 저도 일부러 베르나베우에 일찍 갔었거든요. 한시간 일찍. Bad idea. 덜덜 떨면서. 여튼, 진짜 딱 9:20PM 되니까 감독님이 나오셨어요. 혼자 나오셔서 피치 위에서 서계시는데 시간이 좀 이른지라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다들 환호하고, 심지어 자판기 팬들도 야유는 안하고 조용히 있더라구요. 전 박수치다 열심히 사진 찍는게 또 방송 타고 (하하하) 하필이면 자리가 딱 그래가지고.

경기전 마드리드 아레나에서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져있다 끝내는 숨을 거둔 한 여성관객에 대한 1분간의 추모묵념이 있었구요, 더비 킥오프를 했습니다. 울트라수르 현수막은 1000번의 싸움, 1000번의 승리였구요. 사실 전반전엔 뭐라 딱히 말할수가 없는게, 점유율은 우리가 70%였지만 선수들이 막 열심히 뛴다 뭐 그런... 생각은 별로 안 들더라구요. 전반전 하이라이트는 뭐랄까, 팔카오의 백다이빙이랄까.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어쩜 거기서 그렇게 자빠지니, 어이가 없어서. 심판도 정말 이상했어요. 진짜 이상했어. 디마리아를 자판기 선수가 밀치는데 되려 디마리아한테 뭐라고 하고, 골킥을 코너킥 선언하질 않나, 퇴장감을 그냥 넘기고. 오죽하면 온 베르나베우가 전반전 끝나고 심판진 들어갈때 야유를 했겠어요. 뭐 그래봤자 호날두 프리킥!!!!!!!!!!!이면 너넨 침몰이지만 흥. 경기 자체는 심판 덕분에 적당히(...) 화내고 짜증내는, 그리고 호날두 진짜 빅경기 우왕!, 골대 맞고 나온 아까운 찬스가 두번 있긴 했지만 1골 1어시라니 증말. 외질이도 전반전은 솔직히 별로 맘에 안들었는데 후반전엔 많이 살아나서 골도 넣어주고 그르더라구요. 여튼, 레알 마드리드의 13년 무패행진이 끊어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구요! 얘네랑 승점차가 5점으로 줄어들어서 으즈마니 다행이네요. 얼른 더 미끄러져라. 다음 경기는 화요일 아약스전. Hasta el final, Vamos Real.


04.12.2012 Tue 날씨 많이 풀림

사실 바로 다음날이 미술사 파이널 시험이라 굉장히 걱정하고 고민했는데, 역시 카카가 강한 아약스전이라 안갔으면 정말 후회할뻔했다. 카카 주장님 선발이라니 내가 진짜 감격스러워서, 헤헤. 그 전엔 아이패드에 연표 만들어 넣어가지고 베르나베우에서 선수들 워밍업하는데 연도 외우고 있으니까, 저번에 봤던 소시오 할아버지가 날 알아보시고 축구장에선 공부하지 말라며 쿠사리 주시고 으하하. 근데 좀 독특하긴 독특했는지 진짜 나 기억하시는거 보니까 어흐, 축덕 인증한거 같아서 되게 한심하기도 하고... 어쨌거나, 경기 자체는 좀 루스하고 - 특히 후반전은 그냥 재미 없었구 - 100% 마드리드답지는 않았지만 뭐 이번 시즌 마드리드다웠던 적이 있긴 했었나. 그래도 오랜만에 7-8-9 마드리드 갈락티코 라인이 움직이는건 되게 좋았던거 같다. 아약스도 명문이고, 많이 세졌다니만 이상하게 우리팀만 만나면 힘을 못쓰니 우리팀의 -과거- 리옹징크스가 아약스에게로 넘어갔나 싶고, 헤헤. 여튼, 아무리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 확정된거라 해도 유스선수들을 그렇게 많이 쓰다니 (그래놓고 나름 스코어만 놓고 보자면 4-1로 털어버렸다니) 역시 우리 팀이지 싶고 그랬습니다. 하도 요새 언론에서 유스선수들로 흔들고, 감독님 떠난다는 설로 흔들고 그래서 그런가? 근데 음, 아무리 레알 마드리드 유스라도 1군 선수들이 뒤에서 클린업 해주긴 하더라구요. 아! 근데 역시 나쵸는 재능이긴 재능이지 싶어요. 잘했어요. 물론 카스티야-1군 왔다갔다하면서 포지션 문제로 잡음의 주인공이긴 했지만... 그게 뭐 본인이 만든 문젠가>:0 후반전 카카 골! 터졌을때 베르나베우가 축하해준게 너-무 기뻤어요. 본인도 좋았는지 증말...어우, 내가 다 감격스럽더라니까. L이랑 I로 세레머니 한거 같던데, 아마 루카랑 이사벨라겠죠. 아! 그리고 오늘 경기는 감독님 마음대로 안풀리셨는지 제스쳐가 유난히 컸던것도 굉장히 재밌었고... 이렇게 이번 시즌 베르나베우 직관 UCL 마지막 경기 마무리 했습니다.


16.12.2012 Sun 추움

2012년의 마지막 홈경기이자, 마드리드 교환학생 와서 마지막으로 보는 경기이기도 한 에스파뇰전. 물론 그 전 경기 - 코파델레이 16강 1차전 - 셀타비고전에서 비기는 바람에 기대치가 많이 낮긴 했지만 홈인데 설마...하는 마음으로 갔던게 경기 내내 엉망인 경기력에 짜증나는 선심때문에 화나고, 또 마지막에 실점이라니 정말. 어휴. Not the best way to wrap things up, i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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