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일 후면 파리로 떠나지만 (= 어드미션 준비한지는 일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준비할때 한국어나 영어나 매한가지로 정보가 너무 부족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에 쓰는 포스팅입니다. 이 포스팅 역시도 MBA 과정이 아니라 Master in Management (Grande Ecole), 즉 경영 석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개인적인 여건 상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모든 건 케바케이니까요. 제한적이고 주관적이나마 프랑스 MIM 그랑제꼴 괴정 두군데에서 어드미션을 받았던 과정을 요약해보려고 합니다.
1. 정보
개인적으로는 유럽으로 경영 석사를 가야겠다는 결정이 이미 서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학교 선정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경력 상 MBA는 톱티어 학교에 지원한다 해도 어드미션 받을 가능성이 극히 낮았고 (유럽MBA는 대부분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을 선호하며 미국에선 학부 졸업 후 곧바로 MBA가 가능은 하지만 역시 톱티어 프로그램은 거의 받아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랜 경력 없이 지원이 가능했던 경영 석사는 아직 미국에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지 않았습니다. 요 근래 다트머스에서 대대적으로 과정을 신설하며 MA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요.
유럽의 경영대학원에 대한 정보는 영어권에 속한 학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영국의 LBS, Oxford Said나 스위스의 St. Gallen 등등.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스페인어권의 IE나 ESADE를 생각 안해본 건 아니었지만 클래스 사이즈, 졸업 후 전망 등을 생각해보니 쉽게 제껴지더군요. 그러다 QS Grad Tour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입학 설명회와 비슷한 개념의 행사인데, 마침 힐튼 호텔에서 하루는 MBA, 하루는 Master 페어가 열리기에 두개 다 참석하게 되었죠. 학교에 관한 직, 간접적인 정보는 모두 이 페어를 통해 얻었던 것 같습니다. 리크루터들이 참석해 Q&A 시간, 학교와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관심에 두고 있던 학교의 리크루터들은 명함이나 이메일 주소를 받아두었습니다.
럭셔리 매니지먼트 MBA로 유명한 ESSEC은 MBA페어에 참석했다 리크루터를 만나게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먼저 MIM담당 리크루터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고 연락을 해주더라구요. 에섹은 지원하기 전, 스카이프로 파리에 있던 리크루터와 한시간 정도 Q&A 시간을 가졌습니다. HEC는 Master 페어에 참가한 학교였기 때문에 직접 담당 리크루터와 만났고, 후에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QS Grad Tour 스케줄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유럽쪽 경영대학원 진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참석해 보시는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마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을 얻거나 리크루터 연락처를 받아내는 방법으로는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2. 지원
지원방법을 찾아보다보니 SAI라는게 있었습니다. 그랑제꼴에 속하는 5개 학교에 일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세스였는데, 포함된 학교는 Audencia Nantes, EMLYON, ESCP, HEC Paris, SKEMA입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에 지원할 학교는 HEC Paris와 ESSEC 둘 뿐이었고, 에섹은 이 SAI에 포함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딱히 SAI를 통해 지원하는 의미가 없어서 따로 직접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SAI 1차지원 데드라인이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이르기도 합니다.)
HEC Paris와 ESSEC에서 요구하는 지원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학위 혹은 재학증명서
- 이력서
- 교환학생 성적을 포함한 공식적인 성적표
- GMAT / GRE / TAGE MAGE 성적
- 토익 / 토플 / 아이엘츠 성적 중 하나
- 추천서 2개
이 외에도 유학동기서와 기타 에세이가 있었습니다. 질문은 보통 입학지원 할때 늘 물어보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value, 너의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 etc.’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Motivational Letter는 한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 (...) 구글링으로 대략적인 포맷을 참고해 쓴 다음 학부 교수님 검토를 받았습니다. 추천서의 경우 HEC Paris는 추천인이 학교로 직접 보내는 방식을, ESSEC은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3. 인터뷰
서류 심사가 끝나고 어드미션 결과를 이메일로 통보 받았습니다. 두 학교 모두 스카이프로 인터뷰를 했고 (졸업생이 근처 지역에 있는 경우 졸업생과 인터뷰를 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온라인으로 인터뷰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 기간을 안내 받았습니다. 컨펌 이메일과 학교 스카이프 계정 정보를 받아 미리 등록해 두었습니다. HEC는 담당 리크루터가 결과 발표 다음날 축하한다는 이메일과 함께 예상 질문, 인터뷰 팁도 보내주었습니다.
인터뷰 자체는 약 30-40분 정도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HEC에서는 애드컴 두 분 (Director of Admission, 다른 한분)과 교수님 한분이 참석해 번갈아가며 질문을 하셨습니다. 경우에 따라 교수님 대신 졸업생이나 재학생이 참석할 수도 있다고 안내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딱딱한 면접 분위기는 아니었고 편안한 분위기로 이력서 내용과 지원 동기, 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부분은 페어에서 다른 졸업생들과 지원자들을 만나서 얘기해 봤는데, 케바케인 것 같긴 합니다.
ESSEC에서는 애드컴 한분, 교수님 한분, 재학생 한분이 참석해 비슷한 방식으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날짜는 에섹이 먼저였는데 (아마 데드라인과 결과 발표도 에섹이 몇주 이상 빨랐던걸로 기억합니다) 대체로 두 학교 예상 질문들이 비슷해서 크게 따로 준비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예상 질문들은 리크루터 이메일, 온라인 포럼 경험담 등을 참고해 준비했습니다 - 정말 기본적이지만 백퍼센트 나오는 질문들만 준비했습니다.
- Why France?
- Why HEC Paris / ESSEC?
- What do you know about the course?
- Why Master in Management? How would MiM help you achieve your goal?
- How did you decide upon your career goal(s)? What are they?
- Why should we admit you / What can you bring to the student body?
학교나 커리어에 관련된 질문 이외에도 지원시 첨부하셨던 이력서에 관련된 질문도 받으시기 때문에 (i.e. Why did you work at ABC? What did you learn from working at ABC?) 당연한 말이지만 본인의 이력서를 자세히 알고 계셔야 합니다. 커리어/앞으로의 계획에 관련된 부분도 질문을 받았고, current issue*에 대한 대화도 간략하게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불어를 어느정도 할 수 있냐는 질문도 두번 다 받았습니다. 정말 한마디도 못하기 때문에 솔직히 못한다고 말했더니 교양 강의 선택에 있어 폭이 훨씬 넓어지기 때문에 공부하는 게 좋다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인터뷰 마지막엔 학교측에 질문하고 싶은 부분이 없냐고 묻기 때문에 몇가지 질문은 준비해 두시는게 좋습니다.
* 유럽 학교들이기 때문에 current issue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대부분 ECB, 그리스의 연장선상에 놓인 주제를 꺼내기 마련인데 정말 논리적으로 설명하실 자신이 없으시다면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정도가 좋습니다. 어느 인터뷰에나 적용되는 말이지만 자신이 없다면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방향을 이끌어 나가는 게 훨씬 좋으니까요!
4. 어드미션
인터뷰가 끝나고 합격 여부를 통보 받았습니다. 두 학교 모두 합격 통보 -> 합격 확인 -> 디파짓 예치 -> 합격증 발급의 순으로 절차가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