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K

Jan. 25 - Feb. 14 본문

Paris

Jan. 25 - Feb. 14

keysmet 2016. 2. 15. 07:18

 

텀이 점점 길어지고 분량이 짧아지는 것 같다면 그건 착각입니다.

더보기
1.
Actual 개강.  월/수는 오후에 강의 하나밖에 없고 (가장 어중한간 시간 오후 세-시 feat. 해운대) 화/목은 또 여덟시부터 한시까지 3연강이다! 아니 대학원에서 8시 강의는 진짜 심하지 않냐고요. 출근도 9시에 하는데 강의가 8시라니 인권 침해다. 그건 그렇고, 이번 학기에는 드디어 교양과목 두개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데, 이거 12월에 셀렉션 해놓으라고 해놓고선 1월 마지막주까지 스케줄이 안나온건 비밀이다. 역시 개강 일주일전까지 스케줄 확정이 안되는 프랑스. 이 시점에서는 놀랍지도 않음. 하여튼 학기 내내 (두 세션으로 나뉘는데) 금요일은 공강이고, 다음 세션부터는 수요일에 1시부터 8시까지 연강이지만 목요일, 금요일 이틀 다 공강이라 스케줄 엄청 루즈하고 할만 하다. 물론 인턴 찾으라고 이렇게 스케줄 배분을 해주는거 같긴 하지만, 이사람들 뱅킹이랑 컨설팅은 11월부터 시작해서 1월에 끝나는데 2월부터 스케줄 조정해줘서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사스가 우리 학교…
 
유럽에선 왜 이렇게 줄 있는 노트나 스프링 노트, 아니면 줄 있는 스프링 노트 (…) 찾기가 힘든건지. 지난번 마드리드 교환때도 줄 있는 노트 찾느라 엄청 고생했는데 그래서 이번엔 아예 미국에서 사들고 왔다. 1학기에도 사온다고 해놓고 캐리어 무게때문에 못가져 왔지만 이번엔 햇반 몇개를 희생하고 가져왔다! 농담이 아니고 3-subject 스프링 노트 한권에 공부의 질이 달라졌다. 물론 도구탓은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한다지만 나는 공부를 못하니까 (…) 날짜별이 아니고 과목별로 노트 쓰니까 복습하기도 편하고 - 지난학기엔 꼭 한것마냥 쓰고 있지만 물론 안했습니다 - 뭐 적어놓기도 편하고 하여튼 편합니다. 좋습니다. 취향이나 문화 차이겠지만 수학(그것도 geometry)도 아닌데 뭐하려고 굳이 그리드 노트 쓰는지 나는 이해하지 않겠다는 내 의지를 절대 굽히지 않겠다.
 
사실 여기 애들 보면 딱히 노트를 체계적으로 쓰거나 그러는 애들은 많지 않은 거 같다. 그리드 노트도 쓰는 애들이나 쓰지 아닌 애들은 그냥 A4 용지 한장 팔락팔락 들고와서 노트 쓰고 강의 끝나면 가방 안에 대충 쑤셔넣던데? 내가 Type A여서 그런건지 아님 공부 못해서 이런거에 목숨을 거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마 둘 다). 
 
2. 
BDE (엔터테인먼트) 캠페인 - 지난 주는 일주일 7일 중 3일이 학교 student association에서 여는 오피셜한 파티였다. 3팀이 내년 학교의 ‘엔터테인먼트’를 주관하는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 팀 당 하루씩 배정받아 파티를 연 건데, 이거 볼때마다 확실히 그랑제꼴이라 (=애들이 학부 생활을 정상적으로 거치지 않고 학석사 통합과정 비슷한 프로그램에 들어와서) 어리고 뭐 그렇다는 걸 느낌. 일주일에 한번도 이제는 질리던데 아직 어려서 그런가 아주 신나게 놀더라. 하기사 요새 인턴 준비하며 느끼는 거지만 쟤들은 아무리 못해도 포춘500 안에 들어가는 기업 인턴으로 들어가거나  유망한 스타트업 인턴으로 들어가니까 놀 맛 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뱅킹이나 런던으로 가려고 하면 열심히 해야겠지만. 맨날 가는 애들만 가더라. 확실히 여기는 peer pressure가 적은 것 같기는 하다. 가면 가는거고 아니면 아닌거고. 그날 피곤하고 안내키면 안가는거고 뭐.
 
지난 주로 끝인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그랑제꼴의 잉여력은 세계 제-일입니다! 다음주는 심지어 월요일부터 다른 학교들 초대해서 또 월화수목 노실거라고 합니다. 꼴에 그랑제꼴만 연합인게 개그 포인트. 
 
3. 
미국 교환학생. 이번 학기엔 미국에서 교환학생들이 제법 왔는데 (보통 날씨 풀리는 2학기에 많이들 온다) 처음으로 아… 아메리칸… 이걸 느꼈다. 지난 학기엔 (나 포함) 세명밖에 없는데다 다들 동부에서 왔고 교환학생도 해보고 한명은 독일 이중국적자고 뭐 그래서 딱히 튀지 않고 우리들끼리 농담 삼아 you’re so American 이러고 놀았는데 이번 학기 정말… 와… 이게 콕 집어서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는데 진짜 ‘세상에 쟤는 어쩜 저렇게 미국스럽니’ 이 생각이 딱 들었다. 아마 처음 해외 나와봐서 그런건가 싶다가도 (실제로 학부 교환학생이 생애 첫 해외 경험인 미국 대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뭐 물론 평생 자기 고향 반경 100마일 바깥으로 안나가는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반이 넘는다는 얘기가 있는 미국에선 놀랍지 않은건가) 아니야 이건 그냥 너무 미국인인거라고 결론이 났다. 
 
맨날 같이 다니는 독일 크루 중에 한명이 그 아메리칸들 봤냐고 진짜… 너무 아메리칸이라고 어쩜 그렇게 obnoxious하냐며 깜짝 놀랬다고 진지하게 얘기하길래 미국1이 너네 지난 학기엔 조용한 우리들만 봤잖아, 이제 리얼 아메리칸의 맛을 볼 때가 왔네! 했다 (ㅋㅋㅋㅋㅋㅋ). 정말 개그는 I don’t want to get a taste! That’s why I stayed in Europe! 하면서 정색하고 식겁한 독일2의 반응. 다른 사람 한명도 쟤네 진짜 쏘캘 액센트 듣자마자 깜짝 놀랬다면서 그 액센트가 저렇게 튀는거였구나, 하더라. 하여튼 강의 듣는데 참 뭔가 쟤네 보니까 왜 유럽에서 그렇게 아메리칸들 안좋아하는지 알겠더라는. 
 
4.
스타트업. 이번 학기에 듣는 강의들 중 Innovation & Entrepreneurship이라는 강의가 있는데,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거나 창업을 준비중인 학생들을 위한 교양이다. 학교가 entrepreneurship을 장려하고 뭐 그런걸로 유명해서 그런지 프랑스 내에서 꽤 유망하고 인지도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게스트 스피커로 데려오는데, 어제 강의에 한 분이 왔었다. 넥스트 아마존이 될 스타트업이라며 조명을 받고 있는 그런 곳인데, 아마존이 책으로 시작했다면 여기는 농기구나 농사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intermediary 같은 서비스라고. 연매출이 멀티 밀리언 유로고 다른 유럽 국가로 확장을 노리면서 몇년 내에 billion 유로 매출이 목표라고 하니 엄청난 기세인 것 같았다. 이미 인수 제안도 몇차례 받았다고 하는데, 여튼 그건 그거고 창업자 본인이 와서 얘기를 하는데, 와 오랜만에 여러 의미로 임팩트가 컸다. 
 
전체적으로 정말 솔직하고 꾸밈 없이, 재밌게 얘기를 했는데 통상적으로 ‘어렵게’ 자란 유년시절부터 초기 자금 없어서 고생한 얘기,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갔는지에 대한 얘기 등으로 한시간 반이 금방 지나갔다. 사실 초반에
 
 "내 사업 모델은 이러이러하고, 초기 자금 없어서 은행에다 학자금이라고 뻥치고 n유로를 대출 받았다, 그리고 이제 nn명의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내 스타트업에 의지해 먹고 살고 있는데 그걸 느끼니까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작년에 누군가 내 오피스에 들어와서 넌 누구냐? 했는데 인턴인데요, 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 나는 모든 직원들, 직원들의 여자친구나 가족들까지 알고 있었는데 내가 모르는 얼굴이 생겼다니 그만큼 사업이 확장됐다는게 실감이 됐다."
 
이런 얘기 할때만 해도 아 티피컬 자수성가형 스토리, 이런 생각 하고 있었다. (read: 캔디크러시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섯명의 형제들과 함께 자라며 뭔가 원하면 일을 해야 했던 이야기, 열네살때부터 이미 이베이를 통해 중국에서 이것저것 들여와 팔며 용돈 벌이했다는 얘기, 학부 재학중에 인도 친구들과 함께 웹디자인 회사를 차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밌어지기 시작하더니, 석사때 구글에서 연봉 2억 주며 오라고 했는데 그건 내가 원하던게 아니어서 거절했다. 아직 젊은데 그렇게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라는 요지의 말을 했을땐 살짝 감동하기까지 했다. 영어를 생각보다 못하셨는데 fuck의 향연이 펼쳐져서 놀란건 비밀. 학교에 게스트 스피커로 왔는데 막 fucking crazy motherf**ker 나오고 (이때부터 흥미진진) "If you don't take risks in your life, your life is fucking shit”까지 나옴. 존경...
 
그리고 본인 유년시절 기억 때문인지 저소득층 어린 친구들 채용하면서 멘토링 해주고 그러는 거 같더라. 열여덟짜리 코딩하는 친구(애기)도 데려왔는데, 그 친구 꿈이 이 학교 오는 거라고. 여튼 직원들에게도 좋은 멘토이자 쿨한 사장님인 것 같았다. 그냥 보기에도 샌프란시스코 힙스터 느낌이 충만하신게 진짜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어쩜 저렇게 힙하지 싶었음. Investor랑 미팅하는데 그쪽에서 머리 좀 자르라고 했었다나. 다음 미팅에는 인디안 옷 입고 갔다고 그러시더라. 으익.
 
4-1. 
샤넬 온 캠퍼스. 같은 날 오후에는 샤넬에서 리크루팅 겸 프레젠테이션 겸 캠퍼스에 왔었다 (드라마틱한 변화, 두둥).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할거라며 걱정 말고 인터내셔널 학생들도 제발 오라고 그렇게 광고를 해대더니 회사 소개 불어로만 하는 패기. 심지어 커리어센터 어드바이저가 영어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 했는데도 회사 소개는 불어로 하고 Q&A는 영어로 받을게요, 이러면서 불어로… 되게 당황하시던데 음. 프렌치. 나중에 보니까 파워포인트도 전부 영어에 밑에 영어로 스크립트까지 달려있는데 굳이 불어로 하신건 비밀.
 
프랑스인데다 ‘프랑스 럭셔리의 정수’ 같은 느낌의 회사니까 불어가 당연하긴 하지만 그러면 이벤트 광고를 영어로 하지 말던가, 완전히 낚인 기분이었다. 어쨌거나 소개를 마치고 (대체 그 정도도 모르는 애들이 샤넬에서 일하고 싶다고 이 이벤트 왔을거 같나요,의 수준에 적합한 정보들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심지어 파워포인트 약간 구림의 경계선에 있었음.) 끝나고 Q&A하는데 HR 담당자분 authentic heritage를 광고하며 하시는 말: “우린 정말 authentic한 heritage가 있어. 2.55를 예로 들자면, 그건 숄더백의 아이콘이자 1955년에 만들어진 그 디자인이 지금까지도 판매되고 있지. No.5도 똑같아. 최장 기간 판매 중인 향수라고. 다른 브랜드들, 구체적인 이름을 대지 않겠지만 뭐 D로 시작하는 거기, 같은 덴 이런 종류의 헤리티지가 없다고.” LVMH 디스 오지더라. 으익 에르메스 아니면 동급으로 쳐주지도 않는 패기! 맞는 말이긴 한게 LVMH는 마케팅이 메인이라는 느낌이라서… (cf. 위블로).
 
하여튼 샤넬이 캠퍼스에 리크루팅 이벤트 오다니 프랑스는 프랑스구나를 느꼈다. 
 
5. 
에펠탑 파티.  자세히 적으면 너무 셀프 신상 털이가 될 것 같지만 (이미 다…) 하여튼 학교 주최 세미 포멀한 자리를 다녀왔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심지어 이런 자리 자주 다녀보지도 못했지만) 미국에선 이런 자리에 보통 턱시도 많이 입는거랑 다르게 여긴 턱스처럼 대놓고 포멀인 것보다 조금 더 캐주얼 수트에 포켓 스퀘어 다들 하나씩 끼고 왔더라. 서스펜더 장착한 애도 봤다! 하얀 재킷도 봤다! 이건 뭐…? 싶다가도 걔랑은 잘 어울려서 신기했다. 
 
나는 요새 만사가 귀찮고 의욕도 없고 그래서 그냥 있는거 주워입고 갔는데, 원래 뭐 갖춰 입고 이러긴 귀찮고 격식은 차려야하는 자리고 그러면 그냥 브랜드로 도배하는게 안전하잖아요? (아님) 그래서 내 컨셉은 중국 졸부였음. 블랙 드레스에 버건디 힐이랑 패딩이랑 그냥 그러고 졸부야~ 하면서 친구들이랑 웃고 갔는데 이게 웬걸 갔더니 진짜 레알 중국 졸부가 있더라. 웃퍼서 미국1이랑 한참 웃었다. 사스가 대륙 스케일 (…)
 
6.
발렌타인? 왓 발렌타인?

 

'Par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 경영대학원 어드미션 준비  (4) 2015.08.27
UEFA Euro 2016 티켓 가이드  (0) 2015.05.29
프랑스 학생비자 신청  (0) 2014.12.1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