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가 '갈락티코 감독'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선임되었을때, 그는 이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못박으며, 최고의 결과는
2012년쯤이 되어서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모든 축구팀이 조직력 등을 갖추고, 모든 프로젝트들이 결실을 맺으려면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한걸 감안할때 지극히 정상적이고 논리적인 말이었죠. 그렇지만 언론은 이 발언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무리뉴의 두번째 시즌, 무리뉴 2년차 매직'이라는 아이디어를 창조해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이 아이디어 자체를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치부했지만, 서서히 무리뉴 자신조차도 두번째 시즌에는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것이다, 두번째 시즌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될것이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게됩니다. 그렇지만 우리팀은 저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고, 리그에서 2위를
했으며, 코파델레이 우승까지 했죠. 지난 몇년간 잦은 변화를 겪었던, '새로 조직된 팀' 치고는 전혀 나쁜 성적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저번시즌의 결과가 앞으로 다가올 일들의 징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이번 시즌은 더 위대하고, 더 행복한 시즌이 되어야겠죠.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될까요?
2년차 매직을 논하기 전에, 저번 시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저번 시즌은, 말하자면 집안
대청소를 하는 기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시즌 목표 역시 확실히 해야겠죠. 이번시즌 마드리드의 목표는: 모든것을 우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클럽이 세가지 트로피들 중 하나를 골라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우린 아마 주저하지 않고 La
Decima, 그러니까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선택할 겁니다.
1.1 마드리드로 오기 전 무감독님의 2번째 시즌들.
1.1.1 포르투 2002/03 - 리그 우승, 포르투갈컵 우승, UEFA컵 우승 1.1.2 첼시 2005/06 - 리그 우승, 영국컵 4강, 챔피언스리그 16강 바르셀로나에게 최종 스코어 3-2로 패) 1.1.3 인테르 2009/10 - 리그 우승, 이탈리아컵 우승, UEFA CL 우승 1.1.4 레알 2011/12 - ?
1.2 결론
지난 세 클럽에서 두번째 시즌에 두번이나 트레블을 달성한 전적은 무리뉴의 두번째 시즌에는 무언가 좋은 성적을 기대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거기에 첫시즌에 팀에게 코파델레이 우승컵을 안겨주고, 팀을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려놓은 그의
능력을 본다면 이번 시즌에 거는 기대감은 더 커질수밖에 없죠. 그리고 무리뉴 휘하에서 여러가지 '정신적인' 징크스, 예를 들면
챔피언스 리그 16강 광탈, 올림피크 리옹 포비아/저주, 그리고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가 팀에 미치는 영향을 뛰어넘었다는 데
많은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요근래 엘클라시코 전엔 없지않아 있었던 '아, 제길. 다음 경기는 바르샤야?…'의 분위기가 무리뉴가
오면서 '쟤들은 이번에 운이 좋았을 뿐이야!'로 변화했으니까요.
조세 Potter!
2.0 선수들, 이적시장, 전술.
2.1 무리뉴 2년차에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선수들은:
2.1.1 포르투 2002/03: Nuno Valente, Derlei, Paulo Ferreira, Pedro Emanuel, Edgaras Jankauskas, Maniche 2.1.2 첼시 2005/06: Lassana Diarra, Del Horno, Wright Phillips, Essien, Maniche 2.1.3 인테르 2009/10: Quaresma, Milito, Motta, Lucio, Eto'o, Sneijder, Pandev, etc. 2.1.4 레알 2011/12: Coentrao, Varane, Sahin, Altintop, Callejon.
reference to transfermarket, wikipedia.org, etc.
2.2 무리뉴는 분명 슈퍼스타나 갈락티코 타입의 선수들을 데려오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멀티자원에 앞날이 밝은 선수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죠. 그나마 갈락티코-타입에 가장 근접했던 영입은 웨슬리 스네이더였고, 그 갈락티코 이미지의 상당부분이 그가 전 마드리드
선수였다는데서 오는거였죠.
2.2.1. 포르투 02-03: Paulo Ferreira와 Maniche는 무리뉴를 따라 포르투에서 첼시로 이적했지만, 둘 다 팀에서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첼시 05-06: Maniche와 Del Horno가 첼시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라스와 라이트-필립스는 중위권팀을 상대할때
선발로 기용되었습니다. 에시앙만이 성공적인 영입으로 평가되었죠. 첼시는 지금까지도 에시앙의 폼에 따라 경기가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인테르 09-10: 콰레스마가 쓸모없는 영입으로 평가를 받게 됩니다. 모따도 썩 훌륭한 편은 아니었지만; 루시우, 밀리토, 에투, 판데프와 스네이더는 성공적인 영입이 되었습니다.
무리뉴의 두번째 시즌 영입은 점점 나아지고, 성공적이 되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Maniche와 Ferreira의 망/ 이후 라스, 라이트-필립스, 에시앙의 반은 성공, 반은 실패에서/ 인테르 트레블의 주역들을 데려왔으니까요.
그래서 레알마드리드 10-11 영입을
살펴보자면, 무리뉴는 카르발료, 아데바요르, 디마리아, 외질과 케디라를 영입했습니다. (카날레스와 페드로레온은 발다노의 영향에
의한 영입이라는 말이 있죠.) 아데바요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현재 팀의 주전멤버이고, 성공적인 영입으로 평가되고 있죠 - 특히
외질과 케디라.
마드리드 11-12 영입을
보면, 코엔트랑은 아직 스타는 아니지만 다방면에 쓸모있는 선수임을 입증했고, 바란도 수비라인에서 다음 10년간 거목이 될 재능을
보여주었으며, 카예혼은 비록 예상치못한 유스리턴이지만 꽤 단단한 모습이었습니다. 누리사힌과 알틴톱만이 부상으로 아직 이렇다할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죠.
3.0 전술 3.0.1 포메이션
많은 이들이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드디어 4-3-3 포메이션으로 과감한 변화를 할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무리뉴의 마드리드가 4-3-3을 제1옵션으로 선택하는건 무리라고 보고 있죠. 트리보테(trivote)
를 썼을거라면, 사힌이 있든 없든 진작에 쓰고 있었을 겁니다. 물론 사힌이 복귀한다면 그 빈도가 훨씬 많아질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어쨌거나 무리뉴 제1의 옵션은 기존에 써오던 4-2-3-1일테고, 그가 한명의 미드필더가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경기에서는 자주
변형된 4-3-3을 사용하지 않을까 합니다. 4-3-3이 좀 더 공격적인 포메이션이라는 생각을 할수도 있지만, 무리뉴의
마드리드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4-2-3-1에서 무리뉴는 네명의 공격수를 사용하고, 그 중 디마리아 한명만이 공수에
걸쳐 프레싱을 하도록 주문을 받죠. 호날두, 벤제마나 이과인, 외질이나 카카는 상대편 수비수들과 수미들을 압박하는데 그치니까요.
무리뉴의 변형된 4-3-3에서 그는 3명의 선수들을 중앙에 거의 고정시켜두고, 3명의 공격수를 위로 올립니다 (4-2-3-1보다
한명 적은 숫자죠). 만약 사힌이 이 공식에 들어와서 사비 알론소와 케디라와 함께 trivote를 구성한다고 해도, 중원에 세명이 붙박이처럼 붙어있게 되죠 - 덜 공격적이라는 소리.
이번 시즌 지금까지의 마드리드와 저번 시즌 마드리드의 다른점은 직선적인 축구를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써먹을수 있느냐입니다. 팀이
역습을 전개하는 속도와 효율성이 훨씬 좋아진걸 보면 무리뉴 체제하에서 확실히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수 있죠. 무리뉴가 저번시즌에
이 역습효율성을 높이고, 레알 마드리드식의 직선적인 공격루트를 만들어내는데 중점을 뒀다면, 이번 시즌에는 볼소유권을 되찾아
왔을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가르칠 것으로 보입니다. 저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주요 득점루트가 공을 빠르게 호날두나 외질,
디마리아에게 넘겨 그 셋중 하나가 그라운드 3/4이나 1/2정도를 드리블해 올라가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번 시즌 팀은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그저 최전방의 세명에게 공을 넘겨주는데 그치지 않고,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의
패스들로 수비진 깊숙히 파고들어가 단 몇초만에 득점하는, '역습의 교과서'라 칭찬받은 아약스전이나 에스파뇰전의 모습 말입니다.
3.0.2 스타일 3.0.3 역습, 아니면 직선적인 축구?
저번 몇경기 후에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을 놓고 많은 논쟁이 일었었습니다: 88분 내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90분의 축구 중 남은 120초동안 눈깜짝할새에 환상적인 직선축구를 보여주는 그런 스타일때문에 말이죠.
물론 이게 카탈루냐에 서식하는 몇몇 '도덕적인 축구 전문가들'에게는 충분히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는 '수비만 하며 앉아 있다가,
상대편 공격을 흡수하고 역습 한방으로 끝내는 재미없는 축구다'라고 비난할 건덕지를 제공해 주었을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네들이
말하는 안티풋볼과 (단지 티키타카가 아닌) 직선적인 축구를 구분하는 경계선은 굉장히 모호하고, 애매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해온 축구는 후자인 직선적인 축구쪽에 훨씬 가까웠다고 말하고 싶네요 - 최근 몇경기는 그 선을 넘어
전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만.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이렇게 직선적인 역습을 성공적으로 전개하려면, 공을 자유자재로 스윙할수 있는 능력과, 상대팀의 압박을
느슨하게 하기 위해 우리 진영 깊숙한 곳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빌드업이 필수적입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데리고 있는 카르발료나 사비
알론소의 패싱 능력이 출중한게 (=패싱머신인게) 이 스타일에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죠. 그리고 크리스티아누나 마르셀로, 폼이
올라온 카카 같은 스피드머신이 팀에 있는 것도 물론 엄청난 이점입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이 직선적인 공격을 감행한다면, 그
스피드 덕분에 그게 전광석화 역습으로 보여지기 더 쉬운점도 있죠.
지난 몇경기를 감안한다면,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이 역습 한방에 의존하기보다 확실하게 직선적인 공격을 하는 팀으로 선을 긋는게
키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디테일에 중점을 둬야겠지만, 보통 직선적인 스타일을 가진 좋은 팀은 우리가 최근에 그랬던 것처럼
상대편에게 많은 득점기회를 허용하지 않기도 하니까요.
3.0.4 문제점?
시즌이 지금까지 진행되면서 레알마드리드의 최대 고민은 뒷쪽에 깊숙히 앉아서 일명 10백 전술을 시전하는 팀들을 어떻게
상대하느냐인데요, 마드리드가 이런 팀들을 맞아 효과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게 초반 부진의 원인이자 라리가 우승을 번번히 놓치는
이유라고 봅니다.
저번 시즌엔 다른 팀들이 마드리드를 상대할때 '깊숙히 자리 잡고 앉아서 호날두나 카카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고 있으면 메렝게스 공격을
겨우 막아낼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는데 꽤나 긴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시즌엔 그 패턴이 이어지면서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번시즌에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지고, 무리뉴식 훈련에 더 적응이 된다면 끝내는 그 수비 사이를 뚫고 골
폭격을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바르샤식 티키타카로 수비진을 무너뜨리는걸 우리팀에 비교하는 건 불공평하겠지만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는 구티같은 패스를 할 수 있는 외질이 좀 더 중심이 되고, 무리뉴가 좀 더 클래식한 '9번타입'의 선수를 기용해
박스 안으로 공을 띄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볼드-Mou-트.
4.0 코치 vs 감독
레알 마드리드가 무리뉴의 요구들을 수용하기 위해 조직개편까지 단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무리뉴의 레알마드리드를 논하기는
힘들죠. 네, 호르헤 발다노와의 분투를 얘기하는 겁니다. 제 생각엔 그 일련의 사건들은 언젠가 일어나야만 했던 고통스러운
일들이었던 것 같아요.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그 어떤 감독도 무리뉴만큼의 힘을 가지진 못했습니다. 이제 그는 그냥 '코치나 entrenador'가 아니라 영국 스타일의 매니저죠. 오직 플로렌티노 페레즈와 호세 앙헬 산체스만이 무리뉴의 위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건 물론 많은 보수적이고 올드스쿨 타입의 마드리디스타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죠. 전회장인 칼데론(바
르샤 비밀 요원)은 페레즈가 무리뉴를 위해 일한다며, 일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리뉴는 그저 클럽의
매니저로써 할일을 하는것뿐이라고 봅니다. 사실 언제 말콤 글레이저가 퍼거슨에게 이것저것 하라고 지시하던가요? 플로렌티노식 스타일을
따라하려고 시도했던 가장 최근 클럽은 로만의 첼시였고, 그는 무리뉴에게 셰브첸코를 '소화하라고' 주문했지만 우린 그게 첼시와
쉐바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잘 알고 있죠.
다스 Mou-이더
5.0 문화적 차이?
슬프지만 또 동시에 흥미로운 점은 무리뉴의 축구외적인 부분이 가장 치열한 논쟁과 그에 대한 토론을 유발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감독이
얼마나 축구외적으로 좋은지, 나쁜지 이렇게 엄청난 논쟁이 오간다는 사실 자체가 무리뉴의 미디어 영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그가
클럽과 축구계 전반에 논란을 심화시키고 분쟁을 가져오는 '본능적인' 성질이 있다는걸 말해주기도 합니다. 수페르코파 사건은 충분한
얘기가 있었으니 접어두고 넘어가도록 하죠.
지금 상황을 보면, 레알 마드리드의 전통적인 '일을 크게 만들지 말자, 둥글둥글 넘어가자' 분위기와 무리뉴의 '짚고 넘어가고, 말
할건 하고 넘어가야 한다'라는 혁명적인 생각이 일종의 문화적 충돌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그의 생각이 팀원들에게
스며들고 있는 점도 무시할수 없죠. 사람들은 무리뉴가 심판들을 비난하고, 그들의 실수를 지적하는걸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무리뉴가 클럽의 이미지를 망치고 있는게 아니라 그가 스페인 방식에 적응하기를 거부하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EPL
Match of the Day를 다운받아 경기후 코멘트를 보면 단 한명도 빠짐없는 감독들 - 퍼기부터 비야스 보아스와 킹케니까지-
전부 다 심판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말하죠. 그건 영국 방식이고, 그 사람들은 그게 자연스럽고, 그걸 다 받아들이는거죠. 무리뉴는
영국에서 4년이나 감독생활을 했고, 그 방식에 익숙해진거라고 볼수 있는겁니다. 그렇다고 무리뉴의 행동이 맞는지 아닌지 결정하는 건
개인에게 달려있지만요.
그렇지만 우린 이 모든 말싸움, 비난과 미디어혈투들이 치밀한 계산 하에 이뤄지는 거라는 사실 역시 알고 있습니다. 무리뉴는 언론의
1차 비난의 대상이 될 팀이나 특정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디어의 관심을 본인에게 돌린다고 알려져 있죠. 그렇지만 무조건적으로
선수들을 보호하진 않을겁니다. 실수한 선수들에게 슈퍼패스가 주어지진 않겠죠.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인 선수는 그만큼 내부적으로
훈계가 있을게 분명합니다. 비유를 하나 들자면, 이건 부모님께 공공장소에서 혼나느냐, 집에서 혼나느냐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축구 선수들은 가장 크지만 또 그만큼 깨지기 쉬운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다룰 줄 아는 감독은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죠. 무리뉴의 평판은 그가 남들이 뭐라건 신경을 쓰지 않는만큼 더 악명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악명, 오명'이 무리뉴의 가치를 높여주고, 그의 선수들이 가지는 존경심을 더 높여주고 있죠.
선수들과 무리뉴의 공생관계라고 보면 됩니다. 선순환인지 악순환인지 판단하는 것 또한 개인의 몫이겠지만.
물론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팀이 잘해도 세간의 주목이 감독에게 조금 더 쏠리는 경향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최근 무리뉴 쉴드를 쳐주기도 했죠. '무리뉴의 시나리오에서 축구는 그저 좋은 스포츠나 선수들이 신사들로
남는게 아니라, 정의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 정의가 배척당할때엔 온세상에 그걸 알리는게 포함되어 있는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이었습니다.
6.0 혁명 뒤의 발전.
플로렌티노 Ver 2.0은 아직까지 본인이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를 의식하며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페예그리니를 선임하는 건
그의 결정이 아니었죠. 하지만 무리뉴 선임은 그의 아이디어였고, 아직까지 경질하진 않았습니다. 본인이 신인줄 아는 이 남자는
한때 감독들을 클럽의 경영에 있어서 '부수적인 피해'로 보고 갈아치우는 걸 주저하지 않았지만, 이제 본인이 마드리드 회장직을 맡는
한 전권을 무리뉴에게 맡기겠다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제 자기가 회장-겸-감독이 아니라는 걸 알고,
무리뉴에게 축구에 관련된 모든 권한을 위임했죠. 혁명이 일어난 겁니다.
코파델레이 우승 이후에 우린 바르샤의 유럽/스페인 왕좌 탈환을 준비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리뉴의 지도 아래, 팀은 서서히 발전하고 모양새를 갖춰 나가고 있죠. 그리고 이제 한걸음을 더 내딛을 차례입니다.
발전은 계속 될 것입니다. 물론 더 많은 논란과 분쟁과 축구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순간들이 있겠죠. 무리뉴를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축구의 파괴자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는 계속 될테고, 아마 절대 사그라들지 않을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우리가 여기에
대해 의견을 나눌수 있는 동안 전 아마 무리뉴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할 것 같네요.
우린 플로렌티노 페레즈의 혁명 이후 무리뉴의 발전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발전이 끝나기 전까진 무리뉴에 대한 결정을 보류해두는게 현명하지 않을까요.